본문 바로가기

日常茶飯事/2008 백령도

20080427 백령도 입성

2008년 04월 17일 훈련소 퇴소 이후의 일 주일은 정말 내 인생 최악의 일 주일 이라고 할 만 하다.

기쁜 마음으로 또 가벼워진 몸으로 훈련소에서 나왔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금방 무거워졌고

4월 21일~22일의 공중 보건의 연수 교육이 끝난 후

인천으로 배치를 받은 22일과

마음이 멍해진 4월 23일

그리고 몸과 마음이 다 허해졌다 ㅡㅡ 는 충격적인 느낌이 가시기도 전에

날벼락 같았던 4월 24일의 백령도 발령...

내가 그동안 지냈던 어떤 곳 보다 더 시골인 곳에서 앞으로 1년간 살면서 일을 하게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령도 들어가는 여객선

인천에서 백령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은 총 3편이 있다.

연안부두 여객 터미널에서 출발을 하며 이때만 해도 편도가 4만 9천원 이었다. 인천에서 제주도 가는 배 보다 조

금 싸다. 배는 오전 7시, 오전 8시, 그리고 오후 1시에 백령도로 출발한다.


2008년 4월 27일 오전 8시, 청해진 해운 여객선에서

왠지 어두움 가득할 것 같은 1년 여정이 시작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와 정형외과 ,소아과 선생님이 함께 배에 탔다.

나는 4월 25일에 데스크탑 컴퓨터 주문을 하고, 26일 오후에 컴퓨터를 받아서 밤새도록 프로그램 깔다가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짐을 싸고,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고 나와서

이 사진만 찍고 곧바로 뻗어버렸다.

인천에서 백령도까지의 뱃길은 무려 224km이며, 여객선으로 최소 4시간에서 5시간까지 걸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 내 이름이 붙어있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진료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방, 고물 컴퓨터, 어설픈 책상, 금이 간 유리, X-ray 스탠드, 낡은 세면대와 의자,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겠는

내 의자의 방석, 그리고 4월  말인데도 추운 날씨를 조금 녹여주는 전기히터까지


단촐 그 자체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CRT 모니터, 15인치 인 것 같다.

설압자와 펜라이트가 있는 볼펜 꽂이와 잘 받지 않는 구내 전화기, 그리고 느려터진 인천의료원 OCS 프로그램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병원 앞의 아카시아?  이거 아카시아 맞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1층 멀리서 부터 3번째 보이는 창문이 달린 방이 내 진료실 이다.

이 병원 뒷 뜰에서는 날씨 좋은 날 북한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가시 거리가 멀리 보이는 날씨 좋은 날은 얼마 되지 않고 대개의 날씨는 이렇다.

이 언덕 아래에 보리밭과 논이 있고, 더 가면 바다가 있고, 북한이 있는데

안개 (해무)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이 자리에 10분만 서 있어봐라.  그야말로 '심심폭발' 이 뭔지 알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병원 바로 아래의 관사

1층 주택 건물 3동이다. 1동이 2가구이며, 5명의 공보의는 총 3가구 (집)를 배정 받았는데

4호에 내과,정형외과 / 5호에 산부인과, 소아과 / 6호에 마취과 - 유일한 Marriged - 선생님이 산다.

외관은 그럭저럭 봐줄만 한 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사 앞에 있는 채소 밭

성당이 바로 위에 있는데, 성당의 밭이다. 개인 밭이 아니다 보니 제대로 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는 편이고

저렇게 잘 심어놨는데, 대부분 수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다 죽는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까이에서 본 관사

외벽 유리로 된 부분이 '베란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행히!!!' 병원은 언덕 위에 위치한다. (사진에 잘보면 언덕의 나무 사이에 '백령병원'글씨가 보이는 흰 건물)

언덕 아래에는 해병대 가족들이 사는 아파트? 가 한 동 있다.


정신 수양은 정신 수양대로 해야 하고, (그런데 왠 정신 수양? ㅡ.ㅡ : 참아야 하는 일이 많아야 한다는 뜻이다)

참을성을 키우며 지내야만 하는 백령도 1년이 이제 시작되었다.





'日常茶飯事 > 2008 백령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81019 일상으로의 복귀  (0) 2008.10.19
20080503 백령도 첫 나들이  (0) 2008.08.16
20080616 장촌 포구의 우럭  (0) 2008.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