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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dom with overseas/6th voyage (2008 Italy)

20080305 Appassionato in Firenze

점심 식사 이후의 일정은 현준과 따로 다니기로 하였다.

혼자서만 계속 여행을 다니다 보니, 둘이 여행을 다니게 되니까 왠지 낯설으면서도 좋은 점도 많은데,

시간과 공간이 제한되어 있고 둘 사이의 취향이 다르다면, 일정 시간 따로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늘 저녁에는 피렌체를 떠야 하기 때문에 오후에는 서로 가고 싶은 곳이 달라서, 오랫만에 혼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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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역사 지구 (구시가)의 골목길이다.

이곳은 무슨 고담 시티 처럼 길이 어두운 것은 기본이고, 골목이 좁고 대부분의 길이 일방 통행이다 보니

초행 자동차 운전자에게는 지옥 그 자체이다 -_-

우피치 미술관으로 가야 하는데 주차장을 찾아 무려 30분 가까이 이 골목 저 골목, 강 건너편을 헤매었다 ㅡ,.ㅡ

걸어다니는 사람에게는 고풍스러울지 모르지만

어이없이 좁은 골목의 급커브 (완전 90도)를 돌아보면 현재의 세상에서 이 거리의 실용도는 얼마나 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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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키오 다리 (Ponte Vecchio)

1345년에 지어진 다리이며 이 다리 아래로 지나고 있는 아르노강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이다.

다리에 더덕더덕 집이 붙어 있는 모양인데,

보다시피 뭐 별로 대단하지도, 새롭지도, 신기하지도 않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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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는 이렇게 생겼다.

사람들만 건너다니고 차량은 건널 수 없다. 뭐 차로 건너려면 건너겠지만 대개의 시간에는 차량은 통제하고 있다.

길 양 옆으로 늘어선 상점은 대부분 귀금속 가게이다.

원래는 다리 위에 푸줏간, 대장간이 있었는데 1500년대 후반 토스카나 지방의 대공이었던 페르디난도 1세의 뜻에

따라 모두 추방되고 금세공업자들이 다리 위 상점으로 들어었다고 한다.

전혀 화려하지도 않고, 웅장하지도 넓지도 않은 이 낡은 다리로 인해

피렌체는 더 나이먹어 보이는 느낌이다.  - 골동품 같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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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일치

인턴/레지던트 기간동안 본 영화 숫자는 TV,DVD,영화관 등 모든 매체를 합쳐도 총 20여 편에 불과하다. 가히 '사

회에서의 역경리', '문화 침체의 시기' 였다고 할 만 한데 한창 일에 바쁘던 2003년 10월에 개봉하였던 '냉정과 열

정 사이 (Calmi, Cuori, Appassionati )'는 당연히 보지 못하였다.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고 나온 그 날, 그리고 이탈리아 여행이 끝난 지는 한 달의 시간이 흘렀던 4월 17일 밤,

처음으로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보았다.

 영화는 19세의 젊은 나이에 일본에서 대학 생활을 하며 만난 준세이/아오이 라는 남녀가 헤어짐과 아픔을 겪지만

30세의 나이가 되도록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젊은날의 약속대로 아오이의 30세 생일에  피렌체두오모에서 만나고,

다시 사랑을 함께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피렌체/밀라노/일본을 배경으로 하는데 주무대는 피렌체이고, 영화도 이

곳에서 대부분 촬영되었다.

 영화를 보지 않고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었는데, 여행 후 영화를 보니 내가 다닌 곳과 영화 무대가 일치하는 곳이

많아 몇 군데 뽑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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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 TV DVD screenshot>
베키오 다리 바로 옆쪽 다리이다. 위 사진이 차로 달리면서 찍은 -_- 것이고,  아래 쪽 사진이 영화의 거의 마지막

장면이다 - 준세이가 아오이가 밀라노로 돌아간 것을 알고 피렌체 기차역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따라가는 장면-.

 사진을 찍을 때는 '길이 좁다', '일방 통행이라 헤맨다', '도로 가에 있는 주차장은 대부분 만차이다', 라는 기억을

담은 것인데 마침 준세이 비슷하게 오토바이 헬멧을 쓴 녀석이 앞으로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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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길을 헤메다가 드디어 도착한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는 늙은 도시이지만, 이 미술관은 그래도 '최초'의 근대 미술관이다.

우피치 미술관의 역사는 예술 후원가로 유명했다는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 1세가

시청으로 사용하던 우피치궁 3층에 메디치 가문의 르네상스 시대 수집품을 모아놓은 데서 시작되었다.

이미 메디치가의 미술품 수집은 1300년대부터 시작되었고, 1500년대에 우피치궁의 완성과 함께 이곳에 보관을

시작하여 1737년 메디치 가의 최후의 계승자인 안나 마리아 루드비카가 토스카나 대공국에 미술품을 기증하면서

그녀의 뜻에 따라 일반에게 공개되어 명실상부한 근대 미술관이 됐다.

미술관은 'ㄷ'자 형태로 되어있으며, 아르노 강가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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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앞에 늘어선 줄

우피치 미술관 관람 예약을 하는 경우에는 기다리지 않고 입장이 가능하지만,

몇 일동안 머무르는 것이 아닌 이상 당일에 와서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입장을 하게 된다.

앞에 연두색 종이가 붙은 곳이 입구인데 이 곳에서 부터 한 20분간 기다려야 한다 -_-;;

도시를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벗어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슬슬 마음이 바빠지는 오후 시간이라

줄 서 있는 것이 꽤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문 앞까지 와서 안보고 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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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아틀리에를 연상시키는 미술관의 복도

조소(sculpture) 작품들이 여유있는 간격을 두고 양 복도에 늘어서 있고 천장에는 조금씩 형태가 다른 프레스코화

가 그려져 있고, 왼쪽에 보이는 흰 벽 안쪽으로는 전시실들이 있다.

이 복도가 너무 한산하지도 너무 붐비지도 않아, 꽤 여유있는 관람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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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 TV DVD screenshot>
냉정과 열정 사이의 도입부

왠 아저씨가 -아마 관광 가이드인듯- 예술품 복원에 대한 설명을 하며 관람객들이 따라가는 장면인데 바로 이 곳

우피치 미술관이 배경이 되었다. 영화 촬영할 때와 내가 갔을 때를 비교하면 바닥 타일 모양이 바뀐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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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안에서 본 미술관 외벽

낡은 옛날 초등학교 건물을 연상시키는 구식 유리창과 오래된 지붕과 유치한 페인트칠을 한 외관이다.

관람객들이 건물을 보러 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낡아 보인다.

유리창이 깨끗한 것을 보면 꽤 신경을 써서 관리를 하는 것이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이 상태로 계속 유지하는 데에 더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것은 뻔한 일이고

뭐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전쟁이나, 자연 재해 (태풍이나 지진, 홍수 등)에는 매우 쉽게 파손될 것 같다.

미술품의 장수를 위해 적절한 때에 건물을 통째로 바꾸는 것도 꽤 좋은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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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안에서 본 베키오 다리와 아르노 강

물론 이 자리에 현대식 건물을 지어 미술품을 보관한다면 주변 경관은 꽤 손상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사진에도

보이듯, 주위 건물이 한결같이 다 낡았고 또 낡은 상태를 잘 유지하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아파트나

빌딩같은 건물은 하나도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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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족(Sacra Famiglia)

 미켈란젤로의 초기 회화 작품이다. 18세~21세 사이의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피렌체의 부유한 금융업

자 아뇰로 도니의 의뢰로 만들어지게 되었으며, 의뢰 사유는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닌 '자신의 결혼 축하'

였다. 어린아이 시절의 세례자 요한이 그림에 함께 등장하며 이 그림의 역사적인 가치는 작품 생활 초기에


'피에타'나 '다비드'와 같은 조각 작품을 만들던 미켈란젤로가 '천지창조'를 그리기 전에 완성한 거의 최초

의 회화 작품이라는 것이다. 시스티나 예배당의 벽화처럼 웅장한 규모는 아니지만 꽤 섬세하고 인물들의

표정이 따뜻하게 표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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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 TV DVD screenshot>
역시 냉정과 열정사이의 도입부

미술품 복원에 대해 왼쪽 화면에 있는 할아버지가 설명하다가 미술관의 한 방에 들어가서 방금 복원이 다 된 그림

설명을 화면에 보이는 여자에게서 듣는데, 뒷 벽에 걸린 그림이 바로 '성가족'이다. 영화에서는 이
곳이 우피치 미

술관이라는 설명은 당연히 안나오고, 물론 실제로 미술관 관람 중에 전시실에서 미술품 복
원하고 있는 복원사들은

찾아볼 수 없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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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방울새의 마돈나 (Madonna del Cardellino)

우리 나라판 작품명이 유치하기는 이를데 없으나, 성모 마리아와 예수, 세례자 요한을 표현한 라파엘로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그런데 라파엘로의 대작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전시품처럼 이 그림에는 유리판이 앞에
쳐 있지도 않

고, 그림 설명에도 'Restoration(복원)' 이라는 말이 적혀있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도 역시 라파엘로는

라파엘로구나 하며 그림 구경을 잘 하고 지나쳤었는데...



알고보니 이 작품은 복제품이었다. -_-


그림 원본은 라파엘로가 1505년에 이탈리아 모직 상인 로렌조 나시의 결혼식 선물로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그런

데 1548년 지진 피해로 저택이 붕괴되었고 그림도 함께 찢어져 17조각으로 훼손이 되었는데, 곧바
로 복원 작업을

하였으나 어느 정도 '흉터'가 남아있다가, 1998년부터 10년에 걸쳐서 복원을 다시 하여 원
본 모습에 가깝게 재현하

였다고 한다.


2008년 말 (올해 말)에 복원이 완료되었는데, 그 전까지는 미술관에 골동품 복제 작품으로 대체하여 전시하였다고

하니 내가 찍은 사진이 그 골동 복제품이다.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Madonna_del_cardellino
(그림과 복원 작업 설명)

원본 그림과 복원 과정은 이렇게 설명되었다.
이미지출처
http://www.opificiodellepietredure.it/index.php?it/102/raffaello-madonna-del-cardellino


결국 원작이 생각보다 밝은 톤이라는 것이 의외고, 복제품도 꽤 그럴싸 하다는 것도 의외고, 영화에서만 나오던

미술품 복원이 현재도 이루어 진다는 것도 의외고, 그리고 아무리 그림 좋아하고 많이 봤어도 역시 아마추어는 진

짜와 가짜는 구분할 수 없었다는 것은 진리라고 하겠다.



-_- 흥 그래도 생각해보면 미술 전공한 사람이라도 우피치 미술관에 가서 그럴싸하게 걸려있는 저 골동 복제품을

보았다면, 대부분 진품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림도 그럴싸하고 관람객이 좀 압도되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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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이 곳 우피치 미술관의 가장 유명한 소장품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며, 이 전시실은 그야 말로 사람들로 바글바글

하다.  크로노스(Cronos,시간의신)가 아버지 우라노스(Uranus,하늘의신)를 거세하고 그 남근을 바다에 던졌는데

그 곳에서 태어난 나
체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 이 바람의 신에게 부드럽게 밀려져 옷을 들고 있는 요정이 기

다리는 해안 까지 다다른 장
면을 표현하였다.

1485년의 작품인데 인간의 나신을 신을 빌어 사실적으로 표현한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작품이며 사실 이 그림 하나

만으로도 우피치 미술관을 관람하는 보람이 꽤 되었다. 학생 때 책으로만 보던 그림의 원본이 눈 앞에 나타날 때는

뭔가 말로 설명하기 힘든 신기함과 깊은 감동이 있다.

보티첼리의 또다른 대표작인 '봄'이 같은 전시실의 다른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이 전시실이 미술관에서 가장 큰 방

인 듯 하다.


참고로 이 그림은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카바넬 (Alexandre Cabanel)의 '비너스의 탄생'이다.

1863년 작품이며 보티첼리의 그림에 당연히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에밀 졸라는 이 비너스를 '고급 매춘부' 정도밖

에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고 하나 이 비너스 역시 매우 아름다우며 왠지 모를 민망함과 눈을 뗄 수 없는 예술성이

함께 공존하는 명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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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밖에는 고풍스러운 아치와 램프가 있는 길이 허름한 베키오 다리와 이어져 있고, 아마 본인이 직접 그렸을

그림과 copy작품을 파는 거리의 예술가들이 있다. 이들이 바닥에 펼쳐놓은 그림들을 보면 역시 보티첼리의 작품도

많이 보이는데, 비슷하게는 그렸지만 의외로 완전히 똑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은 없다. 완전 똑같이 그리는 것이

저작권법에 걸려서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오리지날을 완전 따라하기는 쉽지 않은 일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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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뇨리아 광장 (Piazza della Signoria)의 다비드이다. 워낙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초기 대작인데, 이 사진에 보이

는 것은 원본 만큼 유명한 모조품이다. 원래는 이 자리에 원작품이 있었으나 작품 완성 300년이 지나면서 대리석이

점차 세월의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손상이 되기 시작하여 결국 1800년대에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겨졌고,

원작이 이곳 광장에서 지키고 있던 그 의의는 유지하기 위하여 모조품을 이곳에 가져다 놓았다. 사진에 보이듯이

100년이상 이곳을 지키고 있는 이 모조품도 세월의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들러 원작까지 보았다면 좋았겠지만 이미 오후 5시가 넘은 시각이고 ㅜ.ㅜ 저녁에 피렌체를

떠나야 하는지라 결국 원작의 모습은 보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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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이어 다시 돌아온 피렌체 대성당 앞이다. 해가 다 질 때가 되었는지 날씨가 흐린 것인지 우중충해지는

하늘과 찬 바람이 어서 길을 빨리 떠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1박 2일간 있기에는 시간이 왠지 충분하지 않은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이미 충분히 피렌체의 고풍스러움에 한껏 취

한 기분이다.


안녕 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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